시집/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

가을 노트 /문정희

마지막 잎새 2011. 1. 6. 13:17



 

 

가을 노트

문정희

 


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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