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윤******

퇴근길에

마지막 잎새 2010. 12. 14. 16:59

 

 



    퇴근길에 
    서정윤

     


     

    육신이 가난하다는 말은
    영혼이 부유하다는 말일까?
    가난으로 잠시 불편해져 있는 나조차
    비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은 없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사람도 없겠지만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가난한 목숨은
    할 말을 가지지도 못했다.
    사람 아닌 소리에도
    항거하지 못하고
    사람답게 산다는 것조차
    위안일 뿐,
    비탈길을 걸을 때처럼
    나는 절름발이가 된다.

    오늘 하늘이 너무 멀다.



    -시집 '홀로서기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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