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아침..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마지막 잎새 2011. 2. 18. 00:52

 

 

 

 

 
지울 수 없는 얼굴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