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그대 떠난 빈 자리에 도종환그대 떠난 빈 자리에슬프고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피리라천둥과 비오는 소리 다 지나고도이렇게 젖어 있는 마음 위로눈부시게 환한 모시 저고리 차려 입고희디흰 구름처럼 오리라가을 겨울 다 가고 여름이 오면접시꽃 한 송이 하얗게 머리에 꽂고웃으며 웃으며 내게 오리라그대 떠난 빈 자리절망의 무거운 발자국 수없이 지나가고막막하던 납빛 하늘 위로사랑한다는 것은 영원하다는 걸음으로꽃모자를 흔들며기다리던 당신은 오리라우리에게 새롭게 주신 생명 다하는 그날까지우리 서로 살아 있다 믿으며살아 있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그래서 영원하다 믿으며그대 떠난 빈 자리그토록 오래 고인 빗물 위로파아란 하늘은 다시 떠오르리라. 접시꽃 당신 제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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