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회복기 / 이외수

마지막 잎새 2014. 5. 4. 05:22

 

 

 


회복기
이외수


나는 이제 사랑을 믿지 않는다
망초꽃 지천으로 흔들리는 벌판
그대 모습 보이지 않고
종일토록 구름 한 장으로 머물러
기다리던 젊은날
나는 이제 그리움도 믿지 않는다
어느 새 아름다운 언약들은
망실되고
깊어지는 손금 속으로
저물어 가는 세상
선명한 이름은
선명한 상처가 되지만
선명한 상처는
선명한 별이 되지 않는다
새들은
물기 어린 음표들을 하나씩 물고
헐벗은 내 영혼의
실삼나무를 떠난다
사랑은
봄밤에 꿈결같이 내리는 함박눈
내려서 탄식같이 스러지는
소망의 비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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