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앞에 앉으면 당신 앞에 앉으면 도종환 나의 마음이 어지러운 물살로 흔들릴 때 당신은 나를 불러주십니다 당신이 정녕 어디에 있을까 찾아 헤맬 때 당신은 나를 가까이 오라 부르십니다 억새풀 하나 당신 앞에 옮겨 놓고 오랜 날 지나 있어도 빗줄기를 불러모아 그 억새풀과 함께 얼어붙으며 당신께 .. 도종환******* 2012.10.07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도종환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빗발이 멈추면 나도 멈출까 몰라 이 세상이 멀어서 아직은 몰라 아픔이 다하면 나도 다할까 눈물이 마르면 나도 마를까 석삼년을 생각해도 아직은 몰라 닫은 마음 풀리면 나도 풀릴까 젖은 구름 풀리면 나도 풀릴까 몰라 남.. 도종환******* 2012.09.27
당신과 가는 길 당신과 가는 길 도종환 별빛이 쓸고 가는 먼 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을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 도종환******* 2012.09.20
사랑의 길 사랑의 길 도종환 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 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 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였지 당신을 기다리고 섰으면 강끝에서 나뭇잎 냄새가 밀려오고 바람이 조금만 빨리 와도 내 몸은 나뭇잎 소리를 내며 떨렸었지 몇 차례 겨울이 오고 가을이 가는 동안 우리.. 도종환******* 2012.09.12
꽃잎 인연 꽃잎 인연 도종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 도종환******* 2012.09.01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도종환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우리 비록 개울처럼 어우러져 흐르다 뿔뿔리 흩어졌어도 우리 비록 돌처럼 여기저기 버려져 말없이 살고 있어도 흙.. 도종환******* 2012.08.24
접시꽃 꽃씨를 묻으며 접시꽃 꽃씨를 묻으며 도종환 모든 것이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 들판에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이 꽃씨를 묻습니다 이 들녘 곱디고은 흙을 손으로 파서 그 속에 꽃씨 하나를 묻는 일이 허공에 구름을 심는 일처럼 덧없을지라도 그것은 하나의 약속입니다 온가락지같이 동그란 이 꽃씨를.. 도종환******* 2012.08.18
내 당신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내 당신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도 종 환 내 당신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아직도 그치지 않는 이 시련밖에 없어요 내 당신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의 자국밖에 없어요 옳다고 믿는 것을 끝끝내 간직하고픈 이 마음도 당신에게서 받은 것이고 옳은 것을 향한 걸.. 도종환******* 2012.08.12
홀로 있는 밤에 홀로 있는 밤에 도종환 이것이 진정 외로움일까 다만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다만 이렇게 고요하게 혼자 있다는 것이 흙 위에 다시 돋는 풀을 안고 엎드려 당신을 생각하다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홀로 깊이 어두워져가고 있는 다만 이 짧은 순간을 외로움이라 말해도 되는 것일까 눈물.. 도종환******* 2012.07.24
우리 모두 아픔에 정직합시다 우리 모두 아픔에 정직합시다 도 종 환 우리 모두 아픔에 정직합시다 우리 모두 슬픔에 정직합시다 내가 지닌 눈물 남이 견디는 아픔 우리 모두가 안고 싸우는 아픔에 정직합시다 내 자신의 고통에서 나 하나를 건지기도 어렵다고만 말하지 맙시다 내가 겪는 이만한 크기의 통증을 남들.. 도종환******* 2012.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