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바다 / 이성복

마지막 잎새 2014. 10. 16. 23:31

 



바다
이성복


서러움이 내개 말 걸었지요
나는 아무 대답도 안 했어요

서러움이 날 따라왔어요
나는 달아나지 않고
그렇게 누이는 먼 길을 갔어요

눈앞을 가린 소나무 숲가에서
서러움이 숨고
한 순간 더 참고 나아가다
불현듯 나는 보았습니다

짙푸른 물굽이를 등지고
흰 물거품 입에 물고
서러움이, 서러움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엎어지고 무너지면서도 내게 손 흔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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